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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예술 - 『사찰 100美100選』
| 2008·10·26 13:44 | HIT : 1,544 | VOTE : 323 |

불교예술에 숨어있는 100가지 비밀을 밝힌다
사찰 100美100選

허균 글·사진|대한불교조계종 불교신문사
상·하 각 382·272쪽|22000원·18000원

신형준 기자 hjshin@chosun.com
  


고려불화에서 부처님의 발을 유심히 살펴본 일이 있는지.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 모두 150점 이상 있다는 고려불화지만 그곳에 등장하는 발은 한결같이 ‘실제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인체 중에서 3차원적 굴곡이 가장 심한 발 부분을 2차원 평면에 묘사하는 것은 기법상 어렵다.(그리스인들은 2500년 전에 단축법·foreshortening의 발견으로 이를 극복했지만.) 하지만 고려불화는 ‘자연(혹은 대상물)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그리는 것’이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 부처님의 큰 덕과 자비 등이 감상자에게 전달되는 것이 목표였다. 발(=자연이나 대상물)의 모습이 사실적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애초 그림을 그린 목적에서 배제됐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종교화만 그런 것이 아니다. 곰브리치는 대저 ‘서양미술사’(예경)에서 로마 프리스킬라 지하 묘굴의 벽화(서기 3세기 추정)를 예로 들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 벽화는 바빌론의 왕 느부갓네살(서기 전 6세기)이 자신의 상(像)에 엎드려 숭배하기를 거부하는 유태인 3명을 불길 속으로 던졌을 때 아무런 해를 입지 않았다는 성경 다니엘서의 말씀을 그린 것이다. 화가는 이 장면 자체의 극적 감동을 위해 그리지 않았다. 불길 속에서 세 남자가 머리카락 하나 그슬리지 않은 채 기도하는 자세로 서 있다는 사실과, 하나님의 구원을 상징하는 비둘기 한 마리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리면 그만이었다.”

그래서 종교 예술은 말씀이나 교리, 사상적·시대적 배경 등을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처럼 복잡다단한 것에 일반인들이 접근하기란 어렵다.


허균 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이 낸 이 책은 지난 1700년 동안 우리 정신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불교 예술과 그 상징성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안내서이다. 조계종이 발행하는 불교신문에 지난 2년 동안 연재한 글을 모았다. 사찰과 그곳에 자리한 대웅전이나 대적광전, 극락전, 약사전 등 각 건축물에서부터 사천왕이나 범종의 의미 등 100가지 소재에 대해 설명한 뒤 이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사찰의 문화유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탑은 왜 홀수층만 있을까? 고대 동양의 우주관이나 수리관(數理觀), 음양오행사상과 관련됐다고 이 책은 말한다. 홀수는 양(陽), 짝수는 음(陰)이다. 원래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기 위해 만든 탑을 ‘음’으로 만들 이유가 없다. 짝수층으로 된 탑이라고는 원각사 10층 석탑과 경천사 10층 석탑 등 손에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면 불국사 석가탑이나 다보탑, 감은사터 동·서탑, 신라를 대표하는 탑에는 왜 3층이 많을까? ‘3’은 하늘과 땅, 사람을 뜻하는 ‘3재(才)’를 표상하며, 양(陽)을 나타내는 1과 음(陰)을 나타내는 2가 합쳐진 완전성을 갖춘 수다. 게다가 불교를 구성하는 세 요소, 즉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그리고 스님이라는 ‘삼보(三寶)’를 뜻한다.

절에서 볼 수 있는 목어(木魚)는 배 부분이 깊게 패어 있다. 왜 그럴까? 당나라 현장법사가 서역으로부터 귀국하던 중 어느 사내의 집에 묵게 됐다. 사내는 전처 소생의 세 살 난 아들과 새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아내가 전처 소생을 바다에 던져 버렸다며 천도재를 올리고 싶다고 했다. 현장법사는 “먼 길을 여행하느라 힘든데 큰 물고기를 먹고 싶다”고 했다. 사내가 큰 물고기를 구했는데 배를 갈라보니 자신의 아들이 살아 있었다. 현장법사는 물고기의 은혜를 갚고 싶다는 사내에게 “나무로 물고기를 만들어 절에 걸고 재를 올릴 때마다 두드리면 된다”고 했다. 아침 저녁 예불시간에 맞춰 깎아 낸 배 부분의 양쪽 벽을 교대로 쳐서 소리를 내는 사찰의 목어는 이렇게 탄생했다는 것이다.

전국의 사찰을 직접 답사하며 사진과 함께 꼼꼼하게 설명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특히 첫째 권 시작이 사찰의 다리?일주문?금강문·천왕문·불이문?누각?중심 법당 등 절에 들어가는 순서대로 설명돼 있어 마치 사찰을 직접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둘째 권 75번째 항목 글인 ‘경주 석굴암 석굴’에서 “석굴암이 오랜 세월 동안 세인들의 관심 밖에 있다가 (일본인이나 외국인 미술사학자가) 발견했다”는 식으로 ‘석굴암 발견’을 이야기한 부분은 독자들의 오해를 낳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도 밝혔듯이, 석굴암은 조선 후기에도 몇 차례 중수(重修)됐기 때문이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대륙 도착은, 유럽인에게나 ‘발견’의 의미를 가질 뿐이다.

농익은 가을이다. 이번 가을에는 산사를 찾아 1700년 동안 우리 정신 세계에 주요하게 자리했던 불교 예술을 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가을, 우리 불교문화유산 답사의 길라잡이로 이 책은 제격일 것 같다.

◆ 더 읽을 만한 책  


불교 예술과 그 상징성을 논한 책이나 논문은 많다. 다만 지나치게 학술적으로 쓴 것은 일반 독자로서는 피하는 편이 낫다.

사찰 답사기로 첫 손에 꼽히는 책은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의 ‘명찰 순례’(전 3권·대원사)다. ‘불교건축’(김봉렬·솔)도 일반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썼다.

부처님에 대해서는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과 곽동석·민병찬(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 함께 쓴 ‘불교조각’(2권·솔)을 꼽을 수 있다. 최완수 실장이 최근 낸 ‘한국 불상의 원류를 찾아서’(3권·대원사), 진홍섭 전 문화재위원장의 ‘한국의 불상’(일지사), 황수영 전 동국대총장의 ‘한국의 불상’(2권·혜안),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의 ‘한국의 불상 조각’(4권·예경)과 ‘한국 조각사’(열화당) 등도 들 수 있다. 이 분야에서 모두 일가를 이룬 분들의 글이다.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각각 학예관으로 있는 유마리씨와 김승희씨가 함께 쓴 ‘불교 회화’(솔)나 강우방씨와 신용철씨가 함께 쓴 ‘탑’(솔)도 평이한 문체로 궁금한 점들을 잘 밝혀주고 있다.

동아시아 불교 예술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간다라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주형 서울대교수의 ‘간다라미술’(사계절)이 제격이며, 인도에서 출발한 불교미술이 전파되는 과정에서의 변화 양상 등을 이해하려면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미술사 교수를 지낸 디트리히 제켈의 ‘불교미술’(예경)이 좋다. 강우방씨의 ‘법공과 장엄’ ‘원융과 조화’(이상 열화당)는 읽기 쉬운 글은 아닐 수 있지만 미술사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하는 저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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