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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듯 향을 사르니 일상이 향기롭다
| 2008·11·18 21:06 | HIT : 1,988 | VOTE : 355 |
천연 향 만드는 취운향당 능혜스님


차를 마시듯 향을 사르니 일상이 향기롭다




얼마 전부터 아로마 테라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최근 유행하는 것은 서양에서 들어온 요법인데, 알고 보면 우리 선인들은 일상에서 아로마 테라피를 즐겼다. 군불에 잔솔가지를 때 여름밤을 청량하게 지내거나, 쑥물로 머리를 감기도 했다. 무엇보다 근대 이전까지는 집집마다 천연 약재로 만든 향을 태우곤했다. 이 아름다운 전통을 많은 이들과 두루 즐기고자 그 시절의 전통 향을 되살린 이를 만나보았다.



집집마다 향내 그윽했던 시절

우리 선인들은 벗이 오면 차를 대접하곤 했다. 차를 내는 예법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현대에 들어서면서 잊혀진 전통이 한 가지 있다. 그 시절에는 손님과 찻상을 마주한 뒤 우선 향 한 자루 피우며 그윽하게 인사를 건넸단다. 요즘 향은 주로 불당이나 제사상에서나 볼 수 있는 데 반해 예전에는 종교 의식이나 제례 의식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늘 향을 가까이했다. 특히 선비들은 책을 읽거나 붓글씨를 쓸 때 향을 피워 정신을 가다듬었다. 또 운치 있는 네 가지 취미인 사례四藝로 ‘향을 피우고, 차를 마시고, 그림을 걸고, 꽃을 꽂는 시간’을 들 정도로 향을 아꼈다.

한데 그 많던 향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일제 강점기부터 중국 다롄大蓮에 있는 향료 공장에서 만든 값싼 인공 향이 들어오면서 우리 고유의 천연 향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경북 성주에 있는 취운향당翠雲香堂에서 천연 향을 만드는 능혜스님의 말이다. 그는 국내 최초로 제조 비법조차 사라진 전통 향을 재현하는 데 성공한 향 연구가다. 그 덕분에 이제는 취운향당의 천연 향이 국내 고급 향 시장을 장악했던 일본산 향을 밀어내고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능혜스님이 향을 만들게 된 계기는 어릴 적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 시절의 그는 부모님을 따라 절에 가면 마지불기(부처에게 올리는 밥인 마지를 담는 그릇)에 든 음식이 역해서 먹지 못했다. 마짓밥에 질 나쁜 향내가 뱄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능혜스님은 향에 관심을 두었다. 그리고 20여 년 전 경북 안동 봉정사 지조암에서 한 스님으로부터 “전남 승주 송광사 선원에서 해봉스님을 시봉하며 배운 것”이라며 전통 향방을 전해 받았다. 그 노스님은 근대의 거의 모든 고승이 배출된 금강산의 마하연 암자의 한 스님에게 물려받은 비법을 일러준 것이니, 능혜 스님은 우리나라 고유의 조향 비법이 담긴 향방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향방대로 시도해도 향 공장에서 쓰는 인공 향료를 섞지 않고는 향을 만들 수 없었다. 어렵사리 구한 6백만 원어치의 재료로 만든 향이 몽땅 실패해 버린 적도 있었다. “향기란 아주 미묘하기 때문에 조금만 배합이 달라져도 못 쓰거든요. 면벽하고 선수련을 해오던 저도 사흘 밤낮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자세를 가다듬고 차분히 생각해보니 답이 나오더군요.”



먹을 수 없는 향은 피우지 말라.

능혜 스님이 만드는 향에는 100% 천연 재료가 들어간다. 그래서 취운향당의 제품은 씹어서 삼켜도 된다. 물론 눈이 따갑거나 구토가 나는 부작용도 없다. “사람들은 입으로 먹는 것은 안전하고 위생적이어야 한다고 알고 있으면서 왜 코로 먹는 것에 대해서는 불감증이 있는지…. 입으로 먹을 수 없는 향은 코로도 먹을 수 없습니다.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성분은 상당 부분 변으로 배출될 수 있지만, 코로 흡수된 성분은 대뇌 피질을 타고 흘러가 곧장 뇌에 이릅니다.” 취운향당에서는 50여 가지의 천연 향약재를 조합해 자루향 10종류, 탑향(불탑 꼭대기인 스투파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 원뿔향, 뿔향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2종류, 가루향 5종류를 만들고 있다. 향약재를 고를 때는 산지産地가 중요치 않다. 최대한 질 좋은 재료를 정성스럽게 엄선하려는 주의력이 필요하다. 조향 역시 매번 민감한 주의를 요하는 작업이다. 그렇다면 작업을 시작하기 전 가령 목욕 재개 같은 의식을 치르지 않을까? “하하, 저는 늘 향을 만드는 사람인데, 특별한 의식으로 마음을 잡는다는 것이 이상하지요. 늘 한결같은 자세로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조향합니다.”

향내를 맡으며 향이 사그라지는 모습을 보는 순간 나쁜 마음을 품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종교나 제례 의식에 관계 없이 차 마시듯 향을 사르곤 했다. 대만에서 만들어진 모던한 디자인의 향로. 현재는 대만에서 가장 좋은 향로가 만들어진다.



가루향 태우는 방법

가루향은 자루향이나 탑향에 비해 다루는 방법이 조금 복잡하다. 성분 차이는 없으나, 태우는 과정을 즐기는 여흥이 있다.
1. 향그릇에 쌓인 재를 평평하게 고른다.
2. 재 위에 향전(가루향의 모양을 잡는 틀)을 놓고 가루향을 조심스럽게 채운다. 작은 숟가락으로 꼭꼭 눌러준다.(향전의 모양은 다양하다. 사진에 나온 것은 마음 심心자 모양의 틀로 취운향당에서 판매한다)
3. 향전을 들어올린다. 삼각대처럼 세 손가락으로 향전을 지지하고 위로 사뿐히 들어올린다. 이때 마음이 흐트러지면 모양을 잡아놓은 가루향 형태가 깨진다.
4. 우선 자루향에 불을 붙인 뒤 이것을 가루향의 한쪽 끝에 가져가서 불씨를 옮긴다.

좋은 향은 여럿이 자주 나누라

좋은 차는 자주 마실수록 건강에 이롭듯 좋은 향도 그러하다. 예로부터 향은 약으로 쓰이기도 했다. “질 좋은 향은 머리를 차게 하고 하체를 따뜻하게 합니다. 체내 오장육부 간의 원활한 순환을 돕기도 하지요. 몸을 편안하게 이완시키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향도 있습니다.” 능혜스님은 요즘 유행하는 서양의 아로마 테라피를 우리 선조들은 이미 실천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전통 향을 쓰면 한국인의 몸에 맞는 ‘토종 아로마 테라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향은 다른 물질의 향이나 맛을 더욱 좋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좋다’라 함은 자연의 성질에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반대로 향이 어떤 성분을 만나 매스꺼운 냄새를 내면 그 성분은 자연과 멀어 몸에 해롭다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천연 향을 오래 태우면 해로운 기운을 차단할 수 있다. “가령 새집증후군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미크론 단위의 아주 작은 향 입자가 공기를 타고 퍼져서 새 벽지나 가구 표면의 미세한 틈에 스며듭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향 입자가 그 표면을 코팅하게 되지요. 따라서 새집의 페인트나 본드 등에서 나오는 유해한 기운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의 유해파 역시 향을 꾸준히 사르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향 한 자루 사르는 이의 마음이란

‘문향聞香하다’라는 말이 있다. 문자 그대로 ‘향을 듣는다’는 표현인데, 향은 ‘맡다’라는 1차원적인 감각이 아닌 후각을 넘어서는 감각으로 즐긴다는 뜻이다. 향을 높이는 말이자, ‘보고, 듣고, 만져보고, 맛보고, 냄새 맡고, 인식하는’ 6근六根이 본래 하나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지나친 격식을 차리거나 예법을 의식하며 향을 다룰 필요는 없습니다. 편안하게 한 자루 태우는 동안 어느새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되지요.” 능혜스님은 향 한 자루를 사르더라도 온 정성을 다해 두루 유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일으키기를 권한다. “대개 향기는 바람이 불면 사라져버립니다. 그런데 어떤 향은 바람을 거스르면서 멀리 오래오래 퍼져나갑니다. 우리의 간절한 바람이, 그리고 부처님의 말씀이 바로 그러하지 않을까요.”


1. 능혜 스님이 수집한 전 세계의 골동품 향그릇. 우리는 세계적인 예술품인 백제금동대향로를 빚어낸 민족의 후예이지만 현재 한국에 전문적으로 향그릇을 만드는 이는 남아 있지 않다.
2. 취운향당에서 만드는 자루향 ‘보림’. 무조건 비싼 향을 선호하는 태도는 좋지 않다. 향약재의 가격이 달라 제품 가격에 차이가 날 뿐, 품질은 모두 우수하기 때문이다. 직접 맡아보고 자신에게 맞는 향을 즐기도록 한다.
3. 능혜스님이 곁에 두고 쓰는 향그릇. 그는 향그릇에 따라서 향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한다. 잘못 만들어진 향그릇은 향 연기의 품질을 도리어 떨어뜨린다고.
4. 공자는 하루 세 번 자신을 돌아보라 했다. 이제 하루 세 번 향을 사르며 연기 속에 나의 마음을 띄워놓고 가만히 응시해봄이 어떨까.
5. 6. 향약재를 가루로 분쇄한 뒤 접착제 역할을 하는 느릅나무 분말을 섞어 면발처럼 뽑아낸다. 나무판 위에 놓고 4~5일 동안 건조시킨다. 이처럼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 다시 3개월을 기다려 포장한다. 향은 만들어진 지 3개월쯤 지나야 본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7. 물에 담근 수석의 꼭대기에 탑향을 올려 태워보자. 탑향의 아래로는 연기가 폭포처럼 떨어지고 위로는 구름처럼 피어오른다. 잠시나마 신선놀음을 즐기는 듯하다.
8. 향약재의 제왕으로 일컬어지는 침향. 침향나무는 동남아 지역에 자생한다.

오감으로 향을 즐기는 방법

봉추 푸드시스템 대표 장준수 씨, 부산에서 차와 향을 판매하는 ‘ 중향성(051-558-8222 ) ’ 을 운영하는 손희동 씨는 다양한 방법으로 향을 즐기는 향 마니아다. 장준수 씨는 요즘 손수 ‘ 자기만의 향 ’ 을 만들어 태우곤 하며, 손희동 씨는 온라인 카페(cafe.daum.net/teagallery)를 운영하며 더 많은 이들과 좋은 향을 공유하고자 하는 한편 향과 차에 대한 강연도 한다. 이들에게 일상 속에서 오감으로 향을 즐기는 방법을 들어보았다.

眼 눈으로 향을 보다

절벽처럼 경사가 가파른 수석의 꼭대기에 속이 뚫린 뿔향을 올려 태운다. 향연이 수석의 틈을 타고 내려오면 절벽을 떠도는 구름 같다. 한참 바라봐도 질리지 않는다. 또한 향연을 감상하기 좋은 때가 있다. 햇살이 좋은 아침 창가에서 향을 태우면 연기의 섬세한 결이 아주 자세하게 보인다. 석양이 내려앉을 즈음이나 한지를 바른 창문 앞에서 향연을 감상하는 맛도 좋다. 빛이 은은하기 때문에 향연이 풍성하게 보인다.

耳 귀로 향을 듣다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음악가 나왕 케촉의 명상 음악을 들으면서 향을 사른다. 엄마의 자궁에서 쉬는 기분이랄까. 음악을 더욱 깊게 느끼게 된다. 또 향은 중국의 현악기인 칠현금 가락과 잘 어울린다. 예로부터 칠현금을 연주할 때 연주자의 앞자리에 반드시 향로가 있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鼻 코로 향을 맡다

향기는 오감 중 기억을 제일 빨리 재생시키는 감각이다. 소중한 옛 추억 속에 등장했던 향을 맡게 되면 그때의 장면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한편 향은 다른 성분의 향기를 더욱 북돋워준다. 따라서 향을 피우며 어떤 향기를 맡게 되면 그때의 기억이 보다 진하게 되살아난다.

舌 입으로 향을 맛보다

차를 여러 번 우려 마시면 맛이 떨어지는 시점이 있다. 이때 찻주전자에 손톱 반만 한 침향 덩어리나 침향 가루를 넣는다. 원래의 차 맛을 보다 풍부하게 해줄 뿐 아니라 침향 내음이 입 안을 은은하게 감돈다.

身 촉감으로 향을 느끼다

옷장 속에 가끔 향을 피워두면 옷에 좋은 향내가 배어든다. 땀냄새나 오염된 공기가 만든 잡냄새가 제거되어 옷이 청결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저 기분일지 모르지만, 옷이 몸에 닿는 촉감이 더욱 좋아진다.


1. 육계 계피의 껍질을 벗긴 것.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나쁜 균을 다스린다.
2. 정향(정자) 정향나무의 꽃봉우리를 채취해 말린 것. 향이 달고도 맵다.
3. 유피 느릅나무의 가루. 향약재 가루를 끈끈하게 만드는 접착제로 쓰임.
4. 영릉향 향이 진하기로 유명한 오신채의 향을 없앨 만큼 향이 강한 향약재.
5. 울금향 노인성 치매에 특효인 향약재다. 카레의 주재료로 쓰기도 한다.
6. 목향 목향나무 뿌리를 말린 것. 기관지염에 효과가 있고 기를 잘 순환시킨다.
7. 매향침향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서해안 갯벌에 묻었던(埋) 침향이라는 뜻.
8. 유향 사막에서 나는 유향나무의 진을 말린 것. 부기와 경련을 없앤다.
9. 용연향 향유고래의 분비물 덩어리. 고급 향 재료이나 사찰에서는 쓰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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