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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일반 | | | 문화 |
욕설의 댓가
 법광  | 2008·10·28 13:10 | HIT : 8,118 | VOTE : 3,650 |
욕설의 댓가

중학교 때의 일입니다. 동기들 사이에 한창 펜팔 바람이 불고 있었는데, 어느 잡지에 제주도의 이쁘장한 여학생의 사진과 주소가 올라왔습니다. 재기발랄했던 친구가 그것을 놓칠 리가 없었습니다. 열심히 편지를 보냈지요. 10 여차례 편지를 보냈건만 답장이 전혀 오지를 않았습니다.

약이 잔뜩 오른 이 친구, 편지지 두장에다가 잔뜩 욕설만을 적어서 보냈습니다. 두어주일 후 학교 교장선생님 앞으로 소포가 한뭉치 왔습니다. 제주도에서 온 소포였습니다. 욕설 편지를 선두로 해서 지금까지 보냈던 편지들이 하나도 빼지 않고 차곡차곡 쌓여져 있었습니다.

그 친구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시절이 남의 집 제사상에 감놓아라 배놓아라 몇가지 넘어서는 안된다 하던 군사문화만이 횡횡하던 60년대에, 학교도 완고하기로 이름난 대구지방이 아니었겠습니까. 교장실에서 야단맞고 주임에게 얻어터지고 교실에서 창피당하고, 부모님까지 호출되고, 학급동료들은 덩달아 단체기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께서 그 친구에게 내린 벌은 자신이 보낸 욕설편지를 백장 빼곡히 채워서 그대로 다시 써서 제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욕 잘하니 원없이 실컷 욕해보라는 것이었지요. 한주일 동안 이 친구 쉬지도 못하고 욕을 잔뜩 써서 반성문으로 제출하고서야 징계가 풀렸습니다.

친구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왈 '내가 읽어보아도 너무 심했던데.... 다시는 욕을 못하겠다.....' 아마도 평생에 다 해야할 욕을 그 친구는 그때 다한 모양입니다. 사십년이 다 되어가는 얼마전 그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그 친구는 아무리 기분이 나빠도 욕이 입밖으로 잘 안나온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학교에 있는 제 처에게 말했더니 요즈음 잘 써먹고 있는 모양입니다. 아무런 책임감 없는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말입니다. 부처님께서도 말씀했다고 하더군요. 욕을 상대하지 않으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말씀으로 생각됩니다. '사람은 입안에 도끼를 한자루 들고 있다. 남에게 휘두르는 그 도끼가 마침내는 자신을 찍고야 만다.' 등등 이런 말씀으로 기억됩니다.  

참, 그때 제주도의 여학생은 경찰서장의 딸이었답니다. 친구가 장난으로 주소를 올렸던 모양인데, 교장님께 보내진 소포에는 교육적인 선처를 부탁하노라는 딸아이 아버지의 서한이 동봉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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